명절이 지나고 나면 냉동실 한구석에 처치 곤란으로 남는 식재료가 있다. 바로 '떡국떡'이다. 떡국을 또 끓여 먹자니 질리고, 그냥 두자니 냉장고 자리만 차지하는 이 녀석을 구원할 특급 레시피가 등장했다. 화끈한 매운맛으로 마니아층이 두터운 '열라면'과 떡국떡의 만남, 이름하여 '열라떡볶이'다.
이 레시피의 매력은 복잡한 육수나 숙성 양념 없이도 분식집 떡볶이 이상의 감칠맛을 낸다는 점이다. 핵심은 라면 스프와 고추장의 '황금 비율'에 있다. 우선 딱딱하게 굳은 떡국떡을 물에 불려 말랑하게 준비한다. 떡국떡은 일반 떡볶이 떡보다 얇아서 양념이 훨씬 빨리, 깊게 배어드는 장점이 있다.
소스는 라면 스프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물엿, 고추장, 다진 마늘을 섞고 여기에 열라면의 '건더기 스프'를 미리 넣어 불려주는 것이 포인트다. 끓는 물에 이 특제 소스와 면, 떡을 넣고 4분간 끓여주면 되는데,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분말 스프'의 양이다. 이미 고추장으로 간을 했기 때문에 분말 스프는 과감하게 1/3만 넣어야 짜지 않고 딱 좋은 간을 맞출 수 있다.
보글보글 끓어오르며 매콤한 향이 주방을 채우면, 마지막으로 반숙란과 얇게 썬 파채, 통깨를 뿌려 마무리한다. 쫄깃한 떡과 꼬들꼬들한 면발을 한 젓가락에 집어 입에 넣으면, 열라면 특유의 칼칼함이 기름진 속을 뻥 뚫어준다. 명절 음식의 느끼함을 씻어내고 싶거나, 스트레스받는 밤 화끈한 야식이 당길 때 이만한 처방전이 없다. 라면 하나 끓이는 시간에 완성되는 이 근사한 요리로 오늘 밤 냉동실 다이어트에 도전해 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