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해 달랬더니” 결과에 빵 터진 보호소

 
보호소에 새로운 캣타워가 들어온 날, 직원들은 고양이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반신반의했다. 지난주 목요일 후원자가 보내온 큼직한 원목 캣타워를 조립해 한쪽 구석에 세워뒀지만, 낯선 물건을 경계하는 고양이들이 선뜻 다가올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가장 먼저 관심을 보인 건 보호소에서 유난히 겁이 많았던 고양이 보비였다.
보비는 평소 새로운 물건이 나타나면 몸을 낮추고 피하기 바빴던 아이였다. 그런 보비가 캣타워 주변을 조심스럽게 맴돌더니 냄새를 맡기 시작했고, 이내 한 칸씩 발을 올려놓았다. 이를 지켜보던 직원들은 “보비야, 네가 검수 담당이다. 튼튼한지 잘 봐 줘”라며 농담을 건넸고, 저녁 청소를 위해 잠시 자리를 비웠다.
 
약 한 시간이 지나 직원들이 다시 돌아왔을 때는 뜻밖의 장면이 기다리고 있었다. 검수 담당을 맡았던 보비가 캣타워 꼭대기 발판 위에 온몸을 늘어뜨린 채 깊이 잠들어 있었던 것이다. 네 다리는 제멋대로 뻗어 있었고 배까지 훤히 드러난 상태였다. 평소 낯선 환경을 두려워하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무척 편안한 모습이었다.
직원들은 그 모습을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한 직원이 캣타워 옆에 조용히 안내문 하나를 붙였다. 문구는 간단했다. ‘보비 만지지 마세요.’ 장난스러운 문구였지만 그 안에는 보비를 배려하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보호소에 온 지 반년이 지나도록 쉽게 마음을 놓지 못했던 보비가 처음으로 아무 걱정 없이 잠든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그날 보비의 행동은 새로운 캣타워가 단순한 놀이 공간 이상의 의미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낯선 물건을 경계하던 고양이가 스스로 올라가 등을 대고 잠들었다는 것은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그곳을 편안한 공간으로 받아들였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직원들에게도 그 모습은 꽤 특별한 장면으로 남았다.
결국 보비의 ‘검수’ 결과는 합격이었다. 튼튼한지 확인해 달라는 농담으로 시작했지만, 보비는 누구보다 확실하게 새 캣타워를 이용하는 방법을 보여줬다. 꼭대기에서 몸을 길게 늘어뜨리고 깊이 잠든 보비의 모습에 직원들이 붙인 ‘만지지 마세요’라는 안내문은, 오랜만에 찾아온 평온한 시간을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었던 셈이다.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