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융가스 숲에서 발견돼 동물 보호소로 옮겨진 작은 얼룩무늬 고양이가 약 100년 만에 발견된 고양잇과 신종으로 확인됐다. 국제 공동 연구진은 이 고양이를 기존 호랑고양이 계통과 구별되는 새로운 종으로 분석하고 ‘틸카요(Leopardus tilcayo)’라는 학명을 부여했다. 고양잇과 동물은 외형이 서로 비슷한 종이 많아 겉모습만으로 종을 구별하기 어려웠지만, 이번에는 유전 분석을 통해 별도의 진화 계통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틸카요는 현지 주민이 융가스 숲에서 데려온 수컷 고양이로 몸길이는 약 46㎝, 몸무게는 1.4㎏ 정도였다. 회갈색 털에는 표범을 연상시키는 반점이 있고 호박색 눈과 삼각형 귀를 지녔다. 주민이 약 1년간 기르던 중 집고양이와 다른 행동을 보이자 동물 보호소에 맡겼고, 이곳에서 자원봉사를 하던 연구자가 개체의 특징을 알아보면서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됐다.
연구진은 틸카요의 정체를 확인하기 위해 현지 박물관에 보관된 화석 표본 8점과 주변 여러 국가에서 확보한 야생 고양이 30마리의 DNA를 비교했다. 분석 결과 틸카요는 오셀롯과 마게이 등이 속한 호랑고양이속의 새로운 종으로 확인됐다. 호랑고양이는 남미 여러 지역에 넓게 분포하는 소형 야생 고양이로, 그동안 외형이 비슷한 개체들이 하나의 종으로 묶이는 등 분류 과정에서 여러 차례 수정이 이뤄졌다.
유전 연구가 진행되면서 기존에 하나로 묶였던 호랑고양이 계통도 차례로 여러 종으로 나뉘었다. 2013년 남부 호랑고양이를 시작으로 동부 호랑고양이와 구름무늬 호랑고양이가 각각 별도의 종으로 인정됐으며, 이번 틸카요의 발견으로 관련 종의 수는 다시 늘어나게 됐다. 연구진은 틸카요가 약 140만 년 전 다른 호랑고양이 계통과 갈라져 독자적인 진화 과정을 거친 것으로 분석했다.
융가스 지역의 복잡한 지형도 이러한 분화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높은 산맥과 깊은 계곡, 강 같은 자연 장벽이 동물 개체군의 이동을 제한하면 서로 고립된 집단이 오랜 시간에 걸쳐 다른 유전적 특징을 축적할 수 있다. 연구진은 같은 지역에서 기존 북부 호랑고양이와 구별되는 집단을 확인하고 이를 지역의 역사적 명칭을 따서 별도의 아종으로 분류하기도 했다.
이번 발견은 새로운 고양이 종을 확인했다는 사실뿐 아니라 서식지 보전의 중요성도 보여준다. 융가스 숲은 산림 벌채와 농지 확대, 산불, 광산 개발 등으로 서식지가 계속 변화하고 있어 야생 고양이들이 개체군 단위로 고립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연구진은 남아 있는 원시림을 보호하고 서로 떨어진 서식지를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틸카요는 현재도 보호소에서 지내고 있으며, 연구 결과는 세계자연보전연맹의 보전 논의에도 활용될 예정이다.